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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8-08 00:00
1학기 철학수업에 대한 반성과 이룬 성과들
 글쓴이 : 연구개발실…
조회 : 2,894  
"1학기 철학수업에 대한 반성과 이룬 성과들"

 

2009년 1학기도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학기에 들어서서 새롭게 시도한 1, 2기로 나눈 방식을 충실하게 따라왔는지 반성하게 되는 시점이다. 1, 2기로 나눈 것은, 매 시간 수업의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목표뿐만 아니라 철학수업의 본질적인 목표 또한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그러한 목표에 따라 보다 뚜렷한 향상 정도를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서였다. 철학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철학적 질문하기와 그것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탐구에 있다. 따라서 1기는 철학적 질문하기에 좀더 비중을 두고, 2기는 철학적 탐구하기에 좀더 비중을 두어 진행되었다. 제대로 질문하는 것이 우선이고, 제대로 질문을 한 다음에야 뚜렷한 탐구의 방향이 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1, 2기의 목표를 이렇게 설정했다. 각 동아리의 상황에 따라 1, 2기의 구분을 명확히 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지만, 동일한 프로그램을 한 학기 동안 적용하면서 기간에 따라 분명한 지향점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고 하겠다.


  철학적 질문을 함에 있어서 매 시간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목표에 따라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더 세밀하게 다듬어볼 수 있었다. 막연하게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질문이 더 의미를 갖게 되는지, 토론거리로 상정될 수 있는지 서로 비교해보고 수정해보면서 조금씩 질문하는 수준이 높아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것이 토론에 부칠 수 있는 질문인지를 구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서로 관련이 되는 질문들 찾기, 해당 질문을 하게 된 동기나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 제기한 질문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문 던지기, 질문의 의미가 명료한지 평가하기, 해당 질문이 해당 과의 토론에 적절 한지 평가하기 등의 목표로 나아갔다. 이러한 연습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철학적 질문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번 학기뿐만 아니라, 매 학기 철학적 질문하기에 대한 세부적인 목표는 지속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철학적 질문하기라는 목표에 비해 철학적 탐구하기의 측면에서는 보다 세부적인 단계를 나누고 접근하는 면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공통의 관심사를 대변할 수 있는 철학적 질문을 정하고 그에 대해 탐구를 해 나가는 과정의 일반적인 형태는 각자 해당 문제에 대한 자기 주장을 내세우고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의견을 조정해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나열해놓고 보면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학년별로 각기 다른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이런 탐구의 태도를 단기간에 갖추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것을 절감한다. 어떤 방식으로 주장을 내세울 것인지, 어떤 태도로 들어야 하는지,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어떻게 질문하고 반박해야 하는지 등, 어떤 형식의 토론이 이런 내용을 탐구할 때 적절한 것인지 등 보다 세분화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매 시간 비슷한 형태의 난상토론에 그치거나, 정제된 토론자의 자세를 갖추게 하는 과정이 지난할 수 있다.


  철학수업의 중심은 당연히 학생들에게 있다. 학생들 스스로 제시된 소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쓰며, 그러한 의미 발견의 과정을 공유하고자 하고, 그런 공유의 과정에서 생기는 의견의 차이를 자발적으로 조정해나가는 태도를 길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철학수업이다. 다음 학기에는 이러한 철학수업의 본연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철학적 질문에서 출발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보다 의미 있게, 보다 세련되게 철학적 탐구를 할 수 있는 방향을 안내하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