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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30 11:49
결국, 사랑
 글쓴이 : 박영대
조회 : 100  


교육의 본질은 '더 나은 상태로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업 중 문제를 보이는 아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변화시키고 싶은 모습이 오랜 시간 쌓여온 습관이나 태도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년이 넘게 수업을 함께하고 있는 승주는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고, 친구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자주 내뱉는 아이였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할 때면 달래보기도 하고, 엄하게 화를 내보기도 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수업을 처음 시작할 시기에 한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철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흘려보냈을 이야기인데,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았다. 그리고 곧 이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만 승주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가짐을 달리하니 똑같은 말을 할 때도  어조와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예전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승주를 대해주었다. 문제를 일으킬 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실질적으로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고 실험했다.

그리고 최근 승주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언제부턴가 이 아이는 다른 친구를 배려하고, 글쓰기를 즐기는 아이로 변화해 있었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나의 진심이 승주에게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성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것만으로 타인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앞으로도 문제가 있는 아이를 만나면, 우선 그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랬을 때 그 아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