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철학 에세이
 
작성일 : 18-05-11 14:53
질문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동화에서 배우는 지혜)
 글쓴이 : 박영대
조회 : 49  

 

 사람들은 처음 경험하거나 자신의 능력으로 해내기에 버거운 일을 마주했을 때 ‘불안’을 느낍니다. <발표하기 무서워요!>의 주인공인 알프레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왕고래를 주제로 글짓기와 발표를 해야 한다는 미션이 떨어진 이후, 알프레드의 불안감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한 아이가 멋지게 발표를 해내는 이야기!’ 



 ‘결과’에 집중하면 이 동화는 다소 뻔한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프레드가 발표를 해내기까지의 ‘과정’에 집중하면, 엄청난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동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화에서 알프레드는 아버지에게 대왕고래에 대해 아는 것을 가르쳐 달라는 질문을 했고, ‘굉장히 큰 고래.’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여기서 의문을 끝내곤 합니다. 하지만 알프레드는  다양한 질문을 꼬리에 꼬리를 물며 떠올립니다. “대왕고래가 굉장히 크다는데, 얼마나 큰 걸까?” “대왕고래는 물속에서 사는데 어떻게 노래를 부를 수 있지?
    
  질문은 지금껏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해주는 훌륭한 생각 도구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좋은 질문을 찾는 사람을은 줄곧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지요. 하지만 단지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철학 수업을 하며 종종 마주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분명 과제에서 훌륭한 질문을 찾아오는데, 그 질문에 대한 견해를 물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스스로 찾은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않았기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 기껏 차려놓은 밥상을 떠먹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호기심을 가졌던 뉴턴이 그것을 해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중력의 법칙'은 발견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질문은 아직 가공되지 않은 원석과 같습니다. 그것이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알프레드는 궁금한 것들을 가족에게 묻고, 전해 들은 답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에는 스스로 추론하고, 인터넷을 뒤지며 질문에 부합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대왕고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만큼 커진 자신감으로 훌륭하게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구슬'이 '보석'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꿰는' 후속 활동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구슬은 질문을 의미하고, 그것을 '꿰는' 활동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의미하지요. 더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 질문을 찾는 것을 너머 충분히 사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이것이  <발표하기 무서워요!>를 통해 발견한 지혜입니다.

  너무 뻔하다고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단순한 진리를 잊고 살아갑니다. 저부터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함께 수업하는 아이들도 그러한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