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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27 11:56
[초등부] [초등부]4학년 적응 수업 스케치 <빨강연필>
 글쓴이 : 혁수
조회 : 86  

 수업은 빨강연필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어온 것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줄거리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장 처음은 교사인 제가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 이름이 뭐였더라?” 아이들이 주인공의 이름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철학수업을 하는 아이들은 보통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면 주인공인 민호한테 무슨 일이 있었지?” 아이들은 이 질문에 다양한 대답을 했습니다. 수아의 유리천사를 깬 일, 빨강연필을 얻게 되었던 일 등 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저는 아이들에게 시간 순서에 따른 재배치를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줄거리를 살펴본 다음,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 이상했던 것, 인상 깊었던 것을 말해달라고 했고, 아이들은 이에 대해 많은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정말 작은 이야기부터, 큰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작은 이야기를 예로 들면 주인공의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요.” “왜 하필 연필일까요.” “민호 새끼손가락이 부러졌어요.” 이러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큰 이야기를 예로 들면 빨강연필은 나쁜 것 같아요.” “불공평한 이야기에요.” 등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토론을 하면 좋을지 고민해봤습니다.

철학교실은 일반적인 교실과는 다르게 탐구공동체입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아닌, 협력하고 존중하는 모습입니다. 그러기에 토론을 할 주제도 다 함께 고민하고, 마지막에는 투표를 통해 결정합니다.

그렇게 결정된 토론 주제는 빨강연필은 나쁜 것 같아요.”입니다. 저는 이 말을 빨강연필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 vs 안된다로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안된다는 쪽에 많이 쏠렸습니다. 아이들이 총 5명이었는데 안된다에 3, 괜찮다에 1명이었습니다. 나머지 한명은 자신이 반박을 하고 싶어서 사람이 적은 쪽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3vs 2명이 되었습니다.

토론이 진행되었고 아이들은 서로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된다 팀의 아이들은 주인공인 민호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인 민호와 같은 반 친구 재규를 비교했고, 재규가 성실하지만 억울한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괜찮다 팀은 빨강연필을 처음에 사용한 것은 나쁜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빨강연필을 계속 사용했으면 정말 좋은 글이 나와서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처음의 주장을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하였는데, 아직은 아이들이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기에 수월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해주고, 내용을 추가해줬습니다.

토론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초반이라 아이들이 손을 들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기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까먹거나,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고 실망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놓침으로써 또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러한 까먹음과 실망을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토론을 끝낸 뒤에는 교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토론을 하였던 주제에 대해 글쓰기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처음의 생각이 그대로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아이들은 토론을 진행하면서 다른 친구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고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만큼 타당한 주장이었기에 설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글쓰기를 마무리로 수업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