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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27 15:47
[초등부] 철학수업스케치(1) “공간, 채움과 비움”
 글쓴이 : 박흥택
조회 : 124  

수업일자: 2020827()

학년과정: 6학년 심화과정

동아리명: “철학자 생성

프로그램: <IAPC 철학교과서 PIXIE>

(IAPC: 미국어린이철학개발원, PIXIE: 혼이의 비밀(한국철학교육아카데미출판부,1999)로 출판된 철학동화)

담임교사: 박흥택

 

철학수업은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강화(수정,보완)하거나 아이들 스스로 찾은 탐구문제를 통하여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각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듦으로, 실생활에 의미 있는 변화를 꾀하는 활동입니다.

 

20년째 철학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 생각들을 인정받고 싶어함을 보곤 합니다. 철학교사는 아이들의 생각을 다듬어주고, 그 의미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곤 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철학교사가 기대한 만큼 보여준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PIXIE> 프로그램은 철학동화를 읽고, 먼저 동화를 읽으면서 말하고 싶은 생각들을 찾아 탐구질문으로 만들어서 발표합니다. 그 다음 자신의 탐구질문을 비롯하여 친구들의 탐구질문에 대해 각자 자신의 생각을 주장과 이유, 그리고 예를 들어서 얘기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철학동화에서 찾은 중요한 개념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이들은 공간’ ‘관계’ ‘거리에 대해서 탐구했네요.

 

교사: 준백이부터 질문을 말해 볼까?

준백: ‘공간의 개념이란 무엇일까?

교사: 무슨 말일까?

서진: “공간이란 무엇일까?”를 말하는 거니?

준백: 그런 것 같아. 공간이란 무엇일까? 나는 공간이란 필요하지만 느끼지 못하는 것같아.

교사: 혹시 나에게 이런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껴본 사람 있니?

지원: 저는 제 방에 피아노를 놓고 싶은데 방이 작아요. 그래서 피아노를 놓을 수 있는 큰 방이 필요해요.

교사: 준백이는 나에게도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니?

준백: 없는 것 같아요.

교사: 그렇다면, ‘공간이란 나에게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빈 곳이 아닐까? 필요하지만 느끼지 못하는 것은 모순이야. 느끼지 못하는데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없을 때 필요하지, 있는데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느낄 때 필요하지 느끼지 못하는데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 우리는 지우개가 없을 때 지우개가 필요해라고 말하고, ‘필요성을 느낄 때 필요해라고 말하곤 하지 않니?

준백: 그런 것 같네요.

(준백의 탐구질문에 대해서, 지원은 공간은 존재하기 위한 것, 원석은 공간은 무언가를 놓아둘수 있는 것, 서진은 공간은 함께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교사: 다음은 지원이 질문을 들어보자.

지원: 공간은 그저 비어 있는 실제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일까?

서진: 그게 뭔 말이야?

교사: ‘아무것도 아닌 것이 무슨 뜻이니?

지원: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에요.

교사: 그렇다면 공간은 그저 비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니?

지원: 그런 것 같아요.

교사: 비어 있는데 왜 쓸모없는 것이 아니지?

지원: 채워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교사: 준백이는 어떻게 생각하니?

준백: 저는 비어 있어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미적 공간이에요.

교사: 비어 있는 데 아름답다고?

원석: 채워져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채워야 쓸모있을 것 같아요.

교사: 비워져 있으면 쓸모가 없다?

준백: 아니야. 비워져 있어도 쓸모가 있어. 활용할 수 있잖아.

교사: 어떻게?

준백: 거실이 비워져 있어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잖아요?

원석: 아니야. 거실에 쇼파가 있어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준백: 그것은 쇼파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이고, 쇼파가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방해할 수도 있어.

교사: 이거 문제네. 공간은 채울 때 더 잘 활용할까, 비워둘 때 더 잘 활용할까? 지원이 질문은 공간은 비어져 있어야 쓸모있을까?”로 바꾸면 좋을 것 같네.

(준백은 비워야, 지원 서진 원석은 채워야로 의견이 나뉘어져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교사: 다음은 원석이 질문을 들어보자.

원석: 관계는 여러 가지가 있을까?

교사: 무슨 뜻일까? 원석이는 그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수 있니?

원석: 관계는 여러 상태를 이루고 있는 보이지 않는 것이에요.

(원석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서 상태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등을 더 들어보고 정리했습니다.)

교사: 예를 들면 관계는 창문이 닫혀 있는 상태에서 그런 상태를 이루는 것을 말하는 것 같네. 태풍이 불어서 창문을 닫았다고 했을 때, 닫혀 있는 창문 상태를 이루고 있는 것, 예를 들면 태풍과 안전을 생각할 수 있겠지.

 

교사: 서진이 질문도 들어보자.

서진: 멀고 가까운 기준은 무엇일까?

교사: 서진이는 어떻게 생각하니?

서진: 노력을 많이 하거나 시간이 길면 멀고, 노력을 적게 하거나 시간이 짧으면 가까워요.

교사: 그러면 내 생각을 이해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먼 친구라고 할 수 있겠네.

서진: 그렇죠.

 

아이들은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질문들을 하기는 해도, 각자 찾은 질문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생각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 생각들을 질문과 대답으로 다듬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때 교사의 생각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예단하지 않도록, 교사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도 물어보아야 합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모든 아이들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는 시간 안배도 중요하지요.